【旅狼】- 1. 현상금 걸린 사냥꾼(1) ♧:1920'S(소설):♣

1. 이 소설은 자작입니다.

2. 이 소설은 제 얼음집싸이월드 클럽-망상공작소에만 연재(?)합니다.

3. 이 소설은 대체역사물+마적물+총질물+미소녀물+먼치킨물+판타지물+반칙물+술판물+고자물+만주벌판물 장르를 지향하니 뭔가 요상하다 싶으시면 당장 백스페이스를 눌러 정신줄을 보전하실 것을 권할까? 말까?

4.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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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狼】- Prologue

1920'S - 두 번째 이야기

【旅狼】

1. 현상금 걸린 사냥꾼

1.

겨울의 만주에서 눈을 보는 것은 쉽다. 들판에도 눈이 쌓여 있고, 산봉우리에도 삿갓마냥 허연 눈이 내려앉아있다. 심지어 만주에서 장마철과 함께 마적의 활동이 가장 뜸해지는 시기가 바로 겨울이기도 하다. 어딜 가나, 무릎까지는 우습게 쌓여있는 눈 때문에 마병이 제대로 기동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주에서 눈 내리는 광경을 보는 것은 힘들다. 눈을 만드는 습기를 가져올 바다는 만주, 그것도 지린에선 너무 멀었다. 눈에 보이는 ‘눈’은 그저 언젠가 내린 눈이, 사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는 영하 10도면 ‘살 만 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만주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 녹을 생각을 하지 않은 채 벌판에 남아있는 모습뿐이다.

“자아, 아가씨도 한 잔.”

“고맙습니다.”

그러니까, 모름지기 만주인이라면, 드물게 내리는 그 ‘눈’과 언제 어디서 만난다 해도, 귀하기 그지없는 차를 한 잔 홀짝이며 반갑게 맞이해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겨울 내내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눈이 그 호의에 감동받아, 그 겨울 동안에 다시 한 번은 찾아올 수 있도록.

“이렇게 보니깐, 영락없는 아가씨로구만. 얼굴도 고운 처자가 뭐 때문에 그래 마적처럼 입고 다니누 그래.”

“세상이 워낙 험하니까요.”

“그야 그렇지. 원, 세상이 어찌 되려고 이러누.”

관내상실 이전에도 만주는 무법천지였다. 무크덴이나 하르빈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면, 만주에서 그나마 안전한 곳은 국경지대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다. 이런 곳들은 한국군이나 러시아군이 마적 토벌을 이유로 수시로 월경해오기라도 하니까. 이들이 그나마 만주에서 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정규군’이었다.

이른바 ‘니옌아라 천도’ 이후 만주의 치안기구가 대폭 정비되었다고는 하지만, 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너른 벌판에서 어린 소녀 혼자 말 타고 여행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일반 차량은 말 할 것도 없고, 사실 열차마저도 기관차 지붕에 기관총을 거치하고 국군철도사령부 소속 무장수비대가 객차에 승조하는 형편이었다. 언제 어디에서 누가 습격할 지 알 수 없으니까.

그런 현실을 떠올리며, 간만에 눈송이를 쏟아내는 하늘을 향해 허연 한숨을 내쉬는 촌로의 곁에서, 소녀는 구수한 엽차를 두어 모금 입으로 들이키면서 그 향기를 음미했다. 겉이 차가우면 속은 따뜻해야 한다고 하던가. 어디서 주워들은 소리였지만 사실인지 아닌지야 별 상관없었다. 그녀는 단지 ‘눈 오는 날’에 맞춰 차를 마시는, 1년에 10번도 찾아오기 힘든 기회를 누리고 있으니까. 그 기쁨을 온 몸으로 느끼기에도 모자라는 시간이었다. 쓸데없는 고민에 쓸 시간은 없었다.

“호오…….”

두 손으로 받쳐 든 찻잔의 찻물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소녀의 입에서 한숨이 한 줄기, 아담하게 새어나왔다. 찻잔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연기가 사방으로 흩어지고, 고요한 수면에는 동그란 원 수십 개가 겹쳐졌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소녀의 얼굴에 미소 한 조각이 걸렸다.

“저기, 맛은 괜찮으신가요?”

“네, 아주 맛있어요.”

“많이 드세요. 찻물은 아직 많아요.”

“네.”

노인의 어린 며느리는 주전자 가득 눈을 담아 와서는 새로운 화로 위에 올렸다. 소녀가 마시고 있던 차 역시 노인의 며느리가 눈을 녹여 끓인 차였다. 어젯밤에 산에서 난리를 치느라 노곤해진 몸이 풀리는 느낌이 좋았다.

“누나, 이 총 진짜야? 와, 무겁다!”

“언니, 언니! 나 이 총 쏴 봐도 돼?”

“자, 잠깐만! 그 총은!”

“얘들아, 이러면 못 써!”

“에이, 왜요!”

소녀가 다급히 일어나서 아이들을 말리려 할 때, 아이들은 이미 노인의 며느리에게 붙들려 총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잔뜩 토라져서 숙모, 그러니까 며느리에게 투정을 부리는 아이들을 향해 빙긋 웃어 보인 소녀는 일어선 채로 찻잔을 들어 단숨에 쭉 들이켰다.

조금이라도 눈과 가까운 곳에서 차를 마시고 싶었다.

그렇게 비어버린 찻잔에 다시 찻물을 채우려고 주전자를 향해 손을 뻗을 때였다.

-두구득두구득두구득두구득…….

“응?”

이 비정주민 부락은 지린과 퉁화를 이어주는 자갈이 깔린 도로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남만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야트막한 고갯길 넘어, 자갈길을 달려오는 네 마리의 말이 소녀의 눈에 걸렸다. 그 위에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보였다. 마을 청장년들은 다들 근처 숲에 사냥을 나갔다고 했다. 그들이 지린 방향에서 말을 타고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어디보자…….”

마을의 노인들과 부녀자들이 사람들이 말발굽 소리를 듣고 모인 가운데, 소녀는 잡낭에 쑤셔 박아 둔 쌍안경을 들어 눈에 대었다. 검은 제복에 푸른색 허리띠를 맨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경찰이네요.”

푸른 허리띠와 푸른 견장이라면 지린주 경찰국 소속 경찰관들의 복장이었다.

“경찰? 경찰이라고?”

“경찰이 여긴 왜 와?”

“또 골치 아파지겠구만.”

경찰이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주변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당혹감이, 입에서는 한숨과 욕지거리가 한가득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천도 이후 재정확보에 목숨을 거는 청 정부는 작년 11월부터 ‘국민 정주령’을 포고해, ‘만주민으로써 호적을 등록하지 않은 자’나 ‘만주민으로써 비정주민인 자’에게는 두당 500원이라는, 꽤나 가혹한 벌금을 물리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정주민, 그러니까 유목민들의 정착생활을 위한 대책은 전무하니, 유목민들로써는 그저 경찰만 보면 부리나케 도망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었다.

물론, 벌써 천막을 다 설치하고 부족 인구의 반 넘는 인원이 밖으로 나간 판국에 노인과 부녀자들끼리 마을 전체를 10분 내로 철거하고 도망친다는 것은 불가능 자체였다.

“괜찮을 거예요.”

하지만 소녀는 여유 만만한 표정으로 빙긋 웃으며 쌍안경을 내렸다. 수도 니옌아라에서 파견된 황색 허리띠와 견장의 수도경이라면 모를까, 남부 국경에서의 식인호랑이 사건조차 제 힘으로 처리 못하는 지린주경 따위야 그리 대수롭지 않은 상대였다. K-98 소총 한 정을 어깨에 걸친 소녀의 뒤에서 마을 사람들이 이를 악물고 있는 가운데, 말 탄 경찰들은 웬 보따리를 짊어진 채로 마을 입구에 닿았다.

“워, 워!”

-히히힝! 히힝!

아직 조련이 부족한 것인지, 경찰마는 주인인 경사가 고삐를 당기자 제자리에서 거칠게 날뛰었다. 주변의 순경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 하는 가운데, 부락 노인들이 휘파람을 불고 고삐를 당기자 말은 그제야 난동을 멈추고 제자리에 얌전히 섰다.

“크흠, 흠. 고맙네. 지린부 경찰서에서 나왔다. 이 부족 부족장은 앞으로 나오라!”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이며 사의를 표하던 젊은 경사의 입에서는 낮춤말, 그것도 ‘명령’이 튀어나왔다. 여기저기서 낮은 탄식과 혀 차는 소리가 들렸지만 경사는 눈가의 주름살 하나 바꾸지 않고 있었다.

“싸가지 없이.”

소녀의 입에서도 나지막하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감정을 최대한 억제해야 했다. 지금 이 마을에서 젊은 사람, 정확히 말해 경찰 앞에서 주눅 들지 않을 수 있는 젊은 사람은 소녀 자신이 유일했다.

“마을엔 지금 나이 드신 분들 뿐입니다. 급한 일이 아니시라면, 제가 대신 전해드리겠습니다.”

“어린 처자가 들어서 좋을 일이 아니다!”

소녀를 위아래로 물끄러미 훑어보던 경사가 퉁명스레 내뱉었다. 하지만 이제 부락 사람들은 방금 전까지 튀어나오던 혀 차는 소리조차 내지 않고 있었다. 청 정부의 공무원이란 위인들은 의정왕부터 시작해 말단 향서기까지, 비정주민이라고 하면 일단 국민으로 취급조차 안 하는 족속들이라는 거야 소녀 역시 잘 아는 사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녀의 입가에는 작은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비정주민 여자아이를 발이나 손으로 밀치지 않고 말로만 대한다는 것은 꽤나 의미심장한 일이었다. 그만큼 뭔가가 아쉽다는 소리다.

“어른들께서 돌아오시려면 한참 걸릴 텐데요.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경관님들께선 한시라도 빨리 황제 폐하의 명을 전국에 전파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흐음, 흠……. 그럼, 우선 네게 이것을 줄 터이니, 꼭 족장에게 전달해야 한다.”

“네.”

조금 오버한 감이 없진 않지만, 어쨌거나 ‘황제 폐하’ 운운한 것이 꽤나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한참 뻗댈 것 같던 경사는 곧 순경 한 명을 부르더니 보따리에서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 소녀에게 건넸다. 경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루마리를 펼쳐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건…….”

두루마리를 펼쳐 본 소녀는 잠시 경사의 얼굴 표정을, 힐끗거리며 조심스럽게 살폈다.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두루마리의 내용을 보려 했지만, 만문(滿文)과 정음(正音; 한글)으로 써놓은 두루마리의 내용을 일자무식에 가까운 노인과 부녀자들이 읽어내는 것은 무리였다.

“뭐라고 쓴 거래?”

“아, 글씨 좀 아는 사람이 읽어봐야.”

주변에서 사람들이 재촉에 재촉을 해 댔다. 소녀는 잠시 목을 가다듬더니 두루마리에 적힌 내용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현상수배-

살인범 / 1급

수배 전단에는 수배자의 죄상이 기록된다.

선통 10년(서기 1922년) 9월 15일/ 무크덴성 커무현/ 사망 5명, 부상 7명.

선통 10년(서기 1922년) 11월 18일/ 무크덴성 신빙현/ 사망 8명, 부상 11명.

당연한 일이다. 죄상이 뭔지를 알아야 사람들이 저 놈은 나쁜 놈이라는 걸 알고 기꺼이 경찰에게 잡아가라고 신고를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 수배전단은 뭔가 이상했다. 무릇 수배전단에는 수배자의 사진과 이름이 있어야 하건만 - 그래야 사람들이 누군지를 알고 신고할 것이 아닌가 - 이 전단에는 사진과 이름은 온 데 간 데 없고 오로지 지금까지의 죄상만이 종이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을 뿐이었다. 물론 소녀는, 수많은 까막눈 주민들을 위해 그 혐의들을 줄줄이 읽어내려야 했다.

선통 12년(서기 1924년) 1월 12일/ 지린주 지린부 사카향 르딩고로/ 사망 277명, 부상 114명.

맨 마지막 혐의를 읽은 소녀의 한 쪽 입 꼬리 높이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하지만 수배전단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위 사건의 용의자(신원불명)를 수배함.

현상금[생/사 구분 없음] 4,000원.

-지린주 경찰국장-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살짝 미소를 지었다.

요새 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자리라는 철도원의 첫 해 연봉이 480원이다.

무려 9년치 철도원 봉급.

남자인지, 여자인지,

혹은 청년인지, 노인인지, 아이인지,

심지어는 청국인인지, 외국인인지,

지금까지 밝혀진 것 하나 없는 이 정체불명의 용의자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액수의 현상금이 걸려있는 것이다.

“아아……. 무섭네요.”

짐짓 흔들리는 눈빛으로 간단히 감상평(?)을 말하자, 여전히 말 위에 앉아있는 경사는 오른손으로 쥔 등채를 왼쪽 어깨 뒤로 넘기며 으스대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놈은 민간인이든 경찰이든 가릴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학살하고 있다. 뭐, 혼자인지 조직인지는 아직 밝혀진 게 없다마는. 어쨌든, 그 전단지는 꼭 부족 전체에 돌려 보이고, 짐작 가는 일이 생기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주기 바란다.”

“예.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빙긋 웃는 소녀를, 처녀는커녕 사람 구경도 힘든 넓은 벌판을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뿌려야 하는 젊은 순경들은 그저 멍한 표정으로 쳐다 볼 뿐이었고, 경사는 그런 순경들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며 길을 재촉했다.

“살다 살다 이런 쳐 죽일 놈은 처음 봤네. 대체 지금까지 몇 명을 죽인거야 그래.”

“경찰이야 뜯어가는 게 많아놓으니 그렇다고 쳐도, 어떻게 민간인들까지 죽인대냐.”

마적도 법적으로는 ‘민간인’이다. 그렇게 지적해 주고 싶었지만, 그래봐야 입만 아프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어차피 이 노인들은 앞으로 살면서, 통칭 ‘늑대’로 불리는 용의자와 악연으로 만날 일은 없을 터였다.

“어르신, 차 잘 마셨습니다.”

“응? 아니, 벌써 가려고?”

“네. 지린 시내에서 할 일이 있거든요.”

“아, 그래. 아니, 아니야 잠깐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험한 때 혼자서 다니다가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있다가 우리 애들 오면 같이 내려가든가 하지.”

노인의 만류는 매우 완곡했다. 지난 2년간 수천 명을 죽고 다치게 한 흉악한 살인마가 바로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조금 전에 알게 된 참이었다. 조금이라도 인정이 있다면 당연한 반응이리라. 하지만 소녀는 소녀대로, 방금 경찰관들이 달려온 길 저 편에 있을 지린 시내가 눈에 어른거려 도저히 지체할 수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오래 머무르는 것은, 이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이 없었다.

“괜찮습니다. 이게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소녀는 등에 맨 소총을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려보였다.

“그리고요.”

“응? 무슨 일인가?”

소녀는 잠시 머뭇거렸다.

이런 이야기를 남겨두고 가도 괜찮을까.

이미 입을 뗀 후긴 했지만, 돌이킬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우리 아들 녀석도 이런 놈 하나만 잡으면 인생 필 텐데 말여.

어디선가 들려온 그 한 마디가 그 기회를 앗아가 버렸다.

“저 수배자, 혹시라도 뒤쫓는 사람 있으면 말려주세요.”

“그건 또 왜?”

“늑대는,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에만 잔인하니까요.”

그 한 마디를 남긴 소녀는, 한국군의 장교용 검회색 구형 전투모를 푹 뒤집어쓰고는 등자를 밟고 안장 위에 뛰어올라 앉았다. 채 160cm도 안 되는 작은 키로 말을 어떻게 타나 싶은 생각에 부족 사람 모두가 침을 꿀꺽 삼키고 우르르 몰려들어 지켜보고 있었지만, 소녀는 유유자적한 표정으로 안장에 꽂아놓은 소총 세 자루를 한 자루씩 집어 들고 탄환 장전상태를 확인했다.

“어? 누나, 가는 거야?”

“응. 갈 거야.”

“에에, 그 총 쏴보고 싶었는데.”

“아직 안 돼요.”

다른 총이라면 몰라도, 촌장의 손자가 아까부터 계속 쏴 보고 싶다고 조르는 총은 절대로 쏘게 해줄 수 없었다. 입이 한 뼘은 튀어나온 채 잔뜩 삐친 소년은 소녀가 팔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그제야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숙모에게 다가가 이 쪽을 보고 섰다.

“그럼, 다들 안녕히 계세요. 가자, 키루!”

-이히히히힝!

소녀를 태운 새카만 말이 땅을 박차고 초원을, 눈이 한가득 뒤덮인 새하얀 벌판을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했다.

“누나, 잘 가~!”

“조심해서 가거라~!”

마을 사람들이 멀어지고 있었다.

따뜻한 차의 기운도 점점 식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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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개판오분전이던 필력이 요 몇달 간 책도 안 읽고 글도 안 썼더니 개발살이 나버렸군요. -_-;;


뭐 별 수 있습니까. 되는대로.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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